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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us] 탄소중립을 향한 친환경 콘크리트

2024-07-29 268

탄소중립을 향한 친환경 콘크리트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시멘트 제조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8%를 차지하며, 이는 전 세계의 자동차가 배출하는 배기가스의 총량과 맞먹는다. 이처럼 시멘트가 지구온난화의 주범 중 하나가 된 이유는 제조 과정에서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인데, 원료인 석회석을 가열하여 산화칼슘과 이산화탄소를 분리할 때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또 가열할 때 화석연료를 사용하기에 시멘트 1톤 제조 시 평균 870kg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제 전 세계적으로 시멘트 생산 및 사용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고, 앞서가는 기업들이 시멘트로 만들어지는 콘크리트를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개발하여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친환경 콘크리트는 3가지 방법으로 주로 제안되는데, 첫 번째는 시멘트 비율을 줄이고 대체체를 혼합함으로써 저탄소 콘크리트를 생산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콘크리트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이산화탄소 포집 콘크리트’를 생산하는 것으로 이 방법을 통해 탄소 배출량이 약 70%까지 줄일 수 있다. 또 마지막으로 폐콘크리트를 재활용하는 방법은 건축, 예술, 디자인 분야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고 조형 작품이나 디자인 제품을 만들 때 적용 중이다.

 

 

 


유럽시멘트협회의 2050 탄소중립 로드맵

 

 

친환경 콘크리트 개발은 2050년 탄소중립(Net Zero)을 위한 발걸음으로 현재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자국 실정에 맞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우고 있다. 우리나라도 2050 탄소 중립선언에 이어 2023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 조치함으로써 전보다 더 실질적인 행동이 필요해짐에 따라 친환경 콘크리트 개발과 사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 Biomason

미국의 생명공학 기술 스타트업 바이오메이슨(Biomason)은 박테리아를 활용한 친환경 시멘트 대체제 ‘바이오시멘트(Biocement)’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서 만든 콘크리트 타일인 ‘바이오리스(Biolith)’을 판매한다. 이 기업은 산호초와 조개가 미생물을 이용하여 시멘트의 원자재인 석회석과 동일한 성분을 가진 탄산칼슘을 생성한다는 사실에서 착안하여, 상온의 주형틀에 박테리아, 칼슘, 탄소 등이 섞인 용액과 모래를 섞어 바이오리스를 생산한다. 자연친화적 방식으로 시멘트 대체제를 만들기 때문에 기존 시멘트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현저히 적으며, 박테리아가 탄산칼슘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공기 중의 탄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바이오시멘트 및 바이오리스는 탄소를 격리하는 효과도 있다. 또한, 제품이 실험실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제조 기간도 줄어든다는 장점도 있다. 바이오리스는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 중이며 보도블록, 건물 외관재, 부엌 및 화장실의 타일, 바닥재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현재 국가 내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미국 정부의 노력에 따라 국방부와 함께 바이오시멘트를 이용한 수직 이착륙장 설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해수를 이용한 해양생물 시멘트까지 개발하고 있다.

 

Biomason



2. Sea Stone

버려지는 재료를 활용하여 신소재를 개발하고 그를 활용한 제품을 디자인하는 한국 디자인 스튜디오 뉴탭-22는 한국 남부 해안 지역의 어업과 양식업에서 버려지는 조개 껍질로 시멘트 대체재를 개발했다. 한국에서는 매년 약 700만 톤의 폐각이 발생하는데, 일부만 재활용되고 대부분은 버려져 해변의 악취는 물론 토양 및 해양오염의 원인이 되고있다.  뉴탭-22는 시멘트의 원자재인 석회석의 탄산칼슘과 유사한 성분이 조개껍질에 90% 이상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용하여 시멘트-콘크리트와 비슷한 질감을 가진 대체재 ‘씨스톤(Sea Stone)’을 개발했다. 가공 후 분쇄한 조개껍질에 모래 및 천연 바인더를 혼합한 이 소재는 테라쪼, 콘크리트, 암석 등 재질감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으며 천연 자연소재를 사용한 덕분에 경도가 강하고, 폐기 후에도 비료로 활용할 수 있다. 탄소배출을 줄이고 2차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제조 과정 중 과다한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으며, 실생활에 유용한 재료임을 보여주기 위해 홀더, 거울, 화병 등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으로 제작하고 있다. 이 밖에도 씨스톤을 활용한 타일 쉘루미네이터(Shelluminator)도 만들어 인테리어 외장재로 사용하고 있다.

  

Sea Stone



3. RE:MAKE

신세계건설의 라이프스타일 주거 브랜드 ‘빌리브(Villiv)’는 대표적인 건축폐기물인 폐콘크리트로 만든 인센스 홀더를 ‘리:메이크(RE:MAKE)’ 캠페인 굿즈로 제작했다. 폐콘크리트는 순환골재로 재활용할 수 있지만, 철근과 목재 같은 다른 폐기물이 섞이는 경우가 많고 원자재 분리가 어려워 재활용 비율이 낮다. 그래서 대부분의 폐콘크리트가 토지와 바다에 무분별하게 버려져 토양 및 해양 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건축폐기물을 줄이려는 추세에 따라, 국내 건설기업들도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그중 신세계건설은 사회 기반 시설 건설 및 아파트 단지 내 조경시설물 제작에 순환골재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과 건축폐기물 재활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폐콘크리트로 만든 캠페인 굿즈를 제작했다. 굿즈를 기획하고 디자인한 크리에이터 그룹 모빌스그룹은 삶과 생활의 형태에 따라 공간을 향으로 채운다는 의미를 담아 해시계 모양의 인센스 홀더를 제작했으며, 폐콘크리트 사용에 대한 우려를 잠식시키기 위해 유해성 검사를 실시하여 어린이 제품 공통 안전기준보다 낮은 수치를 받아 폐콘크리트 재활용의 안전성은 물론 디자인 오브제 제작도 가능한 재료라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RE:MAKE



4. wolf + wolf architects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건축 스튜디오 ‘울프 + 울프 아키텍처(wolf + wolf architects)’는 대마를 활용한 지속가능한 건축 자재를 사용하고 있다. 이들이 사용하는 헴프크리트(Hempcrete)는 산업용 대마를 물과 석회로 만든 바인더와 혼합한 것으로 주로 조립식 블록 형태로 만들어져 건물 내•외벽 자재나 단열재로 사용된다. 열 질량이 높아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건물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이 줄어들며,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마의 특성 덕분에 건물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습기와 부패에 강하고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등 대마의 장점을 파악한 이 스튜디오는 지난 15년간 대마 콘크리트와 대마로 만든 건축 자재를 이용하여 주택 및 사무실 등 다양한 건축을 선보였으며 최근에는 케이프타운의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마 콘크리트 건물을 설계하여 친환경 건축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좌) Hempcrete (우) wolf + wolf architects

 

 

5. Recygénie 

스위스의 세계적인 건축 자재 회사 홀심(Holcim)이 프랑스 사회주택 개발 회사 세케(Seques)와 협력하여 짓고 있는 파리 외곽의 주택단지 ‘르시제니(Recygénie)’는 1960년대 아파트 건물을 철거하면서 발생한 건축폐기물을 재활용한 콘크리트로 지은, 세계 최초의 100% 재활용 콘크리트 건물이다. 이들은 건축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독점 순환기술 플랫폼인 ‘에코사이클(ECOCycle)’을 사용하여 건축폐기물 골재와 폐수 및 빗물로 만든 재활용 클링커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 기술은 르시제니 건설에 활용되었다. 이 재활용 콘크리트는 프랑스의 엄격한 테스트를 통과하여 르시제니 주택단지 내 7채의 건물 중 2채에 사용되어 6천 톤 이상의 천연 자연이 절약되는 효과를 얻었으며 2024년 가을에 완공 및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Recygénie

 

 

6. Carbonaide 

카보네이트(Carbonaide)는 핀란드의 VTT 기술연구센터가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이산화탄소를 프리캐스트 콘크리트에 결합함으로써 시멘트 함량을 줄이고 이산화탄소를 광물화하여 기존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 감소한 콘크리트 블록을 생산한다. 탄소 포집/경화 콘크리트의 연구 및 개발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상용화가 어렵다는 벽에 부딪히고 있었는데 카보네이트는 핀란드 콘크리트 제조업체와 협력하여 탄소 경화 콘크리트 생산 및 상용화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2024년 3월에 탄소 경화 콘크리트로 제작한 벽돌과 포장도로 바닥재가 출시되었다. 카보네이트의 탄소 경화 콘크리트는 기존 콘크리트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0% 줄였으며 콘크리트 경화시간도 단축하고 강도와 균질성 문제를 해결했음은 물론 제조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Carbonaide

 


7. CUBE

독일 드레스덴 공과 대학과 독일 건축 스튜디오 헨(Henn)이 협력하여 세운 세계 최초 탄소 섬유 콘크리트 건물 ‘큐브(CUBE)’는 독일 연방 교육 연구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혁신적인 건축 자재 C³(Carbon Concrete Composite) 연구 프로그램의 하나로 진행한 프로젝트다. 탄소를 직물 형식으로 짜서 만든 탄소 섬유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에서 사용하는 철근보다 4배 가볍고 강도는 5~6배 이상 높으며 습기에도 강해서 건물 구조물로 사용할 경우, 콘크리트의 양을 줄일 수 있다. 게다가 건물 수명도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보다 훨씬 길어 200년을 버틸 수 있다. 0.5cm 두께의 콘크리트 두 겹 사이에 탄소 섬유를 매립하는 방식으로 시공되어 기존 철근 콘크리트 건물보다 콘크리트가 적게 사용되었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최대 70%, 건축 비용은 50%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다. 한편, 콘크리트 사용량이 적다는 점은 건물 형태를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큐브를 설계한 Henn은 콘크리트 시공 시 스프레이 방식을 적용하여 건물 지붕을 살짝 비트는 형태로 디자인했으며, 천장과 벽이 하나로 이어진 형태로 설계함으로써 탄소 섬유 콘크리트의 디자인적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했다.

 

(좌) © Stefan Gröschel, IMB TUD (우) photo : Jörg Singer 

 

 

자료제공 및 이미지 출처 : 스타일러스코리아, Young eun Heo, IEA-CSI, carbonaide.com, carbon-concrete.org, www.stylepark.com, www.cooperhewitt.org, wolfandwolf.co.za, www.afrimathemp.co.za, www.holcim.com, 뉴탭-22, 신세계건설 빌리브, 모빌스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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