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의 컬러 & 머티리얼 동향
팬데믹 이후, 지속가능성 이슈와 함께 인공지능을 필두로 한 급속한 기술발전으로 인해 전 산업에서 크고 작은 다양한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자동차 산업에서는 인공지능 탑재 및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이 모빌리티 트렌드를 이끌며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첨단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2023년부터 전기차 수요가 둔화세를 보임에 따라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차량 등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관심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이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는 EV(Electric Vehicle) 모빌리티 대중화에 있어 소형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소형 EV시장 확대를 위한 방안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즉, 대형 차량에는 더 큰 배터리가 필요하므로 주요 광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여 환경 및 탄소발자국 측면에서 비효율적일 수 있고, 소형 배터리에 비해 충전인프라와 전력망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같이, 전기차 내 가장 비싼 부품인 배터리는 비용 때문에 초기에는 고급차 시장에서 주로 출시되었으나, 최근에는 배터리 비용을 점차 낮추면서 점점 저렴한 소형차 및 패밀리 모델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이번 컨텐츠에서는 영국 트렌드 정보회사 Stylus Media Group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실용성 있는 소형 전기차와 친환경 내장재 및 럭셔리카 동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실용성있는 소형 전기차로의 진화
이탈리아의 피아트(Fiat)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강화를 위해 그레이 컬러 차량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이후, 이탈리아의 바다, 태양, 대지, 하늘을 반영한 유쾌하고 긍정적인 컬러의 소형 전기차 500e를 2024년형으로 출시했다. 차량 무게는 1,342kg으로, 해당 세그먼트에서 가장 가벼운 승용차용 EV라고 홍보하는 이 모델은 이전 세대의 레트로 모던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업데이트된 기능을 갖추고 있다, 밝은 빨간색 외관과 대조되는 검은색과 은색의 17인치 휠을 장착하고 10.3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7.0인치 디지털 계기판, 무선 스마트폰 충전 패드, 자동 기후 조절, 감지식 와이퍼 등의 기능이 표준으로 제공되며 5분 만에 31마일 충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한편, 피아트는 500e를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모델 이브리다(Ibrida)를 2026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동차 브랜드들은 기존 인기 모델을 전기차로 변환하면서, 전통적인 세단이나 해치백 대신 보다 대중적이고 인기 있는 SUV 형태로 출시하기도 하는데 프랑스의 시트로엥(Citroën)은 해치백 C3 모델을 e-C3 전기차로 선보이며 합리적인 가격의 소형 SUV로 제안했다. e -C3는 박스형 디자인에 차체를 높이고, 두툼하며 직선적인 라인과 스포티한 컬러가 특징이며 자사 최초로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대형 SUV보다는 작지만 기존 모델모다는 실내 공간이 확장되어 스마트한 수납공간을 갖추었고 시트로엥 신규 로고 등 최신 디자인을 반영했다. 또한, 2025년에는 배터리 용량을 낮춘 보급형 모델을 2만 유로 이하 가격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적인 외관에 친환경 내장재 적용
탄소 중립이란 범세계적인 목표를 향해 전 산업이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찾아 나아가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인테리어 분야에서는 천연 소재나 재활용 소재 등 지속가능한 컨셉의 내장재를 사용함으로써 지구와 환경을 고려하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탈리아 스포츠카 람보르기니(Lamborghini)가 2028년 출시 예정인 첫번째 전기차 란자도르(Lanzador)는 스포티한 브랜드 정체성을 바탕으로 미래 지향적인 스타일 요소를 결합한 외관으로 디자인되며, 내장재로는 재생가능한 메리노 울, 올리브 오일 생산에서 나온 폐수를 활용하여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가공한 가죽, 그리고 바이오 수지에서 재생된 탄소 섬유를 적용하고 바다 쓰레기에서 회수한 폐플라스틱 등을 부분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또, 내부에 재생 나일론사를 사용하여 럭셔리카의 미적 측면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친환경 소재에 대한 브랜드의 관심을 강조한다. 이처럼, 순환경제 솔루션을 위해 기존의 강철, 크롬, 천연가죽,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일 수 있는 경량 금속,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 재활용 패브릭 활용을 위한 노력이 전 자동차 산업에서 더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Lamborghini Lanzador
스코다(Skoda)는 세계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 된 체코 최대 자동차 기업으로 현재는 폭스바겐 그룹 산하에 있는데, 2026년 출시 예정인 Vision 7S 컨셉카의 상당 부분에 재활용 소재를 적용하였다. 실내 바닥에는 재활용 타이어를 사용하고 시트 패브릭은 100% 재활용 폴리에스터 섬유로 제작했다. 또 외부의 전면 및 후면 범퍼와 휠 아치 라이닝 또한 내구성이 뛰어난 재활용 타이어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정교함과 독창성을 표현하는 럭셔리카
부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며, 자동차 산업에서 최고급 모델을 찾는 소비자들의 수요는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브랜드들은 프리미엄 모델에 더 뛰어난 성능과 편안함, 편리함을 제공하고, 실시간 연결성을 활용한 최첨단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2024년, 영국의 랜드로버(Land Rover)가 내놓은 레인지로버(Range Rover) SV 시그니처 스위트는 고급스러운 소재와 내부 마감, 그리고 혁신적인 기술을 보여준다. 모던 럭셔리를 표현하기 위해 적용한 세라믹 피니싱은 고급 쥬얼리에서 주로 활용되는 소재로 순수하면서도 견고한 소재이고 양각 세라믹, 천연 우드 피니싱, 메탈 인레이, 아노다이징 메탈, 우븐 메시를 사용해 정교한 장인 정신을 모던하게 표현한다. 리어 콘솔은 윈저 가죽 또는 가죽 대체 소재인 울트라 패브릭스(Ultrafabrics)으로 마감하고 베니어 상단과 통합 무드 라이팅을 적용했다. 이 제품 라인은 플러그인 일렉트릭 하이브리드(PHEV)로도 선보이는데 순수 전기(EV) 모드와 하이브리드 주행 모드를 통해 주행 시 배기가스 배출을 줄이도록 설계되었다.
전세계적으로 의무화되고 있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을 갖추지 못한 채 성능을 개량해 온 일본 닛산(Nissan)의 GT-R은 탄소 절감을 위한 규제가 점점 강화되며 2024년 10월 단종하게 되었다. 닛산은 자사의 대표 모델인 GT-R의 단종을 앞두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GT-R T-Spec 타쿠미(Takumi) 에디션과 스카이라인(Skyline) 에디션을 한정 출시했는데, 스카이라인 에디션은 R34 GT-R의 상징이었던 베이사이드 블루(Bayside Blue) 컬러를 외장에 적용했고 내장재 컬러는 소라 블루(Sora Blue)를 사용했다. 또, 타쿠미 에디션의 외장은 미드나이트 퍼플(Midnight Purple) 컬러를 적용하고 내장재는 모리 그린(Mori Green)을 사용하며 금색 레이즈(Rays) 20인치 휠로 외장의 화려함을 강조했다.
또한,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독특한 디자인을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영국의 럭셔리 스포츠카 맥라렌(McLaren)의 아투라(Artura)는 독일의 신진 아티스트 세빈 파커(Cevin Parker)와의 협업하며 아투라 이름에 담긴 ‘아트(Art)’와 ‘퓨처(Future)’의 의미를 예술과 접목한 직관적 방법으로 대중에게 알리고자 기획했다. 세빈 파커는 부드러운 색감과 겹겹이 쌓아 올리는 아크릴 레이어 기법으로 본인만의 독창적 추상화 세계를 선보이며 두터운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데, 자신만의 스타일로 아투라를 재해석해 감각적인 외장 디자인을 선보였다. 공기역학적인 실루엣에 물감이 번지는 듯한 자유로운 형태의 곡선이 어우러지며 독창적인 분위기를 구현한 이 작품은 퍼플, 옐로, 레드 등 상호 대비되는 컬러가 조화를 이루며 고성능 슈퍼카의 다이내믹한 감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하였다.
McLaren x Cevin Parker
자료 제공 및 이미지 출처: 스타일러스코리아, Fiat USA, Citroen, Lamborghini, Skoda, Land Rover, Nissan USA, McLar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