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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us] 제품디자인에 활용되는 해양 쓰레기와 해조류

2024-10-08 245

제품디자인에 활용되는 해양 쓰레기와 해조류

 

동식물 멸종, 생태계 파괴, 농경지의 사막화 등 육상 환경 오염으로 인해 자원이 빠르게 고갈되어 가는 가운데 그 대안으로 해양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고 있다. 이는 지구 생물의 90%가 바다에 서식하고 있으며 해양 생물의 재생산력은 육상 생물의 5~7배에 이르러,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양 생물 자원은 식량 이외에 의약과 공업연구에도 활용되고 있어 해양 생물 공업과 해양 바이오 에너지라는 새로운 산업이 주목받고 있는데, 대표적인 예로 해조류를 활용한 신소재 개발을 들 수 있다. 해조류는 육상식물보다 빠르게 성장해서 수확량이 많고 생분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친환경 소재의 원료로 각광받고 있지만 바다 역시 환경 오염으로 인한 큰 피해를 겪는 것이 현실이다. 즉, 육지에서 바다로 흘러오거나 바다에 직접 버려진 폐기물이 해양 생물의 생존을 위협하고 해양 생태계를 파괴할 뿐 아니라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화하여 육지 생태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해양폐기물에는 어패류 껍데기, 해안에 쌓여 있는 쓰레기, 선박에서 버려진 어업폐기물 등이 포함되는데 특히 육지에서 바다로 버려진 쓰레기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그 중 폐플라스틱이 60%를 차지한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양은 전세계적으로 1억 5천만 톤에 이르며, 우리나라의 경우 2014년 이후 누적 해양쓰레기 수거량은 약 68만 톤에 이른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 해양수산부,2022) 이에 따라 해양쓰레기를 수거하여 리사이클링 제품을 생산하거나, 바다에서 얻은 자원으로 친환경 신소재를 개발하는 여러 시도가 펼쳐지고 있는데, 이번 컨텐츠에서는 글로벌 주요 스타트업의 사례를 살펴보기로 한다. 

 

1. Bureo

부레오(Bureo)는 미국과 칠레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친환경 스타트업으로, 폐어망을 활용하여 다양한 원자재를 생산하고 있다. 바다 환경에 관심을 가진 3명의 서퍼가 함께 창업하였으며, 첫 프로젝트는 칠레의 한 어촌에서 수거한 폐어망을 스케이드보드와 보드게임으로 리사이클하는 것이었다. 이후, 본격적인 투자를 받으며 리사이클 원단인 넷플러스(NetPlus™)를 개발했는데, 이는 칠레, 아르헨티나 등 9개 국의 어촌에서 수거한 폐어망을 세척 및 파쇄한 후, 원 소재(HDPE, 나일론)에 따라 다른 공정을 거치게 된다. 이후 의류 원단이나 모자, 리사이클 플라스틱으로 재탄생하게 되는데, 의류 원단의 경우 방수 및 방풍 기능이 뛰어나 아웃도어용 소재로 사용되며 미국의 대표적인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Patagonia)가 이 소재를 사용하여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한편, 부레오는 폐어망 수거 및 제작에 세계 각 어촌과 협업하고 어부들에게 부가 수입을 제공함으로써 환경 보호를 넘어 지역 사회 발전까지 이뤄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Bureo / Patagonia  

 

 

2. LifestyleGarden

영국의 아웃도어 가구 브랜드 라이프스타일가든(LifestyleGarden)은 바다에 버려진 닻줄을 리사이클링한 듀라오션(DuraOcean)을 개발하여 야외용 의자와 테이블인 낫소(Nassau)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듀라오션은 플라스틱 원료 형태인 펠릿으로 가공된 폐 닻줄에 폴리머 수지와 첨가제를 혼합하여 만든 소재로, 금형에 가스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제품화 된다. 이렇게 탄생한 제품은 내구성이 높고 세척이 쉬워 아웃도어 가구로서 관리하기가 편한 특성을 지닌다. 한편, 이 브랜드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바다 유입을 막기 위해 해안 지역에서 폐플라스틱 병을 수거하는 사회적 기업인 플라스틱 뱅크(Plastic Bank)와 협력하여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소재 소셜 플라스틱(Social Plastic)도 개발했고, 이 역시 아웃도어 가구 생산에 사용된다. 라이프스타일가든은 보다 지속 가능한 행보를 위해 리사이클링 머티리얼로 만든 가구의 제품 수명주기를 추적하고 소비자와 지속적으로 공유하기도 한다.

 

LifestyleGarden 

 

 

3. Lander

프로 스케이트보드 선수 출신과 디자이너 및 제조업체가 협업하여 미국 LA에서 탄생한 스케이트보드 브랜드 랜더(Lander)는 바다에서 수거한 폐어망을 활용하여 구멍이 뚫린 독특한 디자인의 스케이트보드를 선보이고 있다. 이는 폐어망에서 추출한 100% 재활용 나일론에 유리섬유를 혼합하여 강도를 높였으며, 제작 과정 중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출성형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한다. 시중에 출시된 사출 성형으로 만들어진 스케이트보드는 데크가 처지고 라이드 성능이 떨어지며 품질 저하로 안정성 낮다는 문제점이 있는 반면 랜더의 스케이트보드는 독특한 구멍 패턴으로 인해 무게가 적어 속도를 빠르게 낼 수 있으며, 견고하여 안정성이 높고 마치 서핑을 하는 듯한 느낌을 전달하는 장점을 지닌다. 또한, 보드의 재료인 재활용 나일론은 도로의 진동을 흡수하여 사용자의 발 피로를 줄이고 보드와 공기가 부딪치며 나는 라이드 소음도 감소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Lander

 

 

4. Debris

일본 디자인 스튜디오 WHOD의 디자이너 쇼마 후루이(Shoma Furui)는 해변가의 쓰레기로 만든 보드게임을 만들었다.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해변은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모여 붐비는 곳으로 정기적으로 청소를 해도 여전히 작은 쓰레기들이 산재해 있었는데, 이러한 작은 쓰레기가 바다 미세 플라스틱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디자이너는 해변가의 쓰레기를 줍는 환경운동을 하며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을 수집했고, 이를 사용하여 데브리(Debris)라는 젠가 게임을 선보였다. 바다에서 수거한 폐플라스틱과 달리 해변가의 폐플라스틱은 크기가 작고 색상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착안하여 폐플라스틱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 채로 수성 아크릴 수지를 섞어 만들었고, 그 덕분에 폐플라스틱 조각이 테라조 패턴처럼 보이는 독특한 디자인의 리사이클링 제품이 탄생했다. 이는 버드브랜드 어워드(budbrand AWARD) 2024 U-25에서 수상하여 같은 해 밀란 디자인 위크에 전시되기도 했다.

 

Debris 

 

 

5. Loliware

2015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한 스타트업 롤리웨어(Loliware)는 양식장에서 자란 해조류를 분쇄한 후, 미네랄, 천연색소와 섞어 만든 플라스틱 대체재 씨 테크(SEA Tech)를 개발했다. 기존 플라스틱과 동일한 질감과 내구성을 가진 이 소재는 기존에 사용하던 플라스틱 제조 기계와 호환되어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고 다양한 제품으로 탄생할 수 있으며, 자연 소재로 만들어졌기에 토양에서 생분해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 소재를 활용하여 처음 만든 빨대는 기존의 종이 빨대와 달리 눅눅하지 않고 형태와 질감이 그대로 유지되어 미국 내 많은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사용되고 있다. 빨대의 성공에 힘입어 이후 컵과 식기를 개발했으며 앞으로 포장용기의 개발 및 생산까지 목표로 삼고 있다.

 

Loliware

 

 

6. Flexsea

영국의 바이오 스타트업 플렉씨(Flexsea)는 해조류에서 추출한 성분을 사용하여 열 밀봉 기능을 갖춘 투명 필름을 개발하고 있다. 이 필름은 일반 포장 산업기계에도 적용할 수 있어 포장재로 활용도가 높은데, 특히 밀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건조 식품류는 물론 샴푸나 바디워시 등 액체형 생활용품 포장에 유용하며 비닐 포장이 필요한 다양한 제품군에서 플라스틱 비닐 대체재로 활용할 수 있다. 바이오 플라스틱을 퇴비화하기 위해서는 고온의 산업 퇴비시설이 필요한데, 이 필름은 제조과정 중 어떠한 화학성분이 첨가되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시설 없이 가정에서도 퇴비화가 가능하며 자연 환경에서 8~12주 안에 생분해되어 자연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

 

Flexsea

 

 

7.Notpola

영국의 바이오 스타트업 낫폴라(Notpola)는 플라스틱 폐기물 중 포장재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 먹을 수 있는 생분해 포장재를 개발했다. 얇고 투명한 낫폴라의 천연 포장재는 해조류의 알긴산 나트륨이 용액의 점도를 증가시키는 증점제임을 이용하여, 해조류에 염화칼슘을 혼합해 투명한 이중막을 생성시킨다. 이 원리로 만들어진 포장재는 액체를 보존할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하며 천연 소재이기에 식용으로 섭취해도 인체에 해가 되지 않으며, 토양에서는 4~6주 이내 100% 생분해된다. 이 기업은 식용 워터 캡슐 ‘오호(Ooho)’를 선보이며 자사의 기술을 알렸는데, 2019 런던 마라톤에서 선수들에게 워터 캡슐을 제공하여 전년 대비 약 20만개의 플라스틱 생수병을 절감하는 효과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후, 일회용 케첩 포장지를 생산하거나 해조류를 활용한 종이를 개발하여 생분해되는 음식 포장 용기를 개발하는 등 해조류를 활용한 다양한 친환경 포장재를 상용화하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Notpola

 

 

이미지 제공 및 출처 :스타일러스코리아, Young eun Heo, Lander, Loliware, bureo.co, lifestylegarden.co.uk, whoddesign.com, flex-sea.com, Notpo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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