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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하여 -2

2021-05-24 90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하여 -2

비틀즈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의 딸이자 패션 산업에 환경과 윤리적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선구자로 꼽히는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Stella McCartney)는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의 모든 의류와 신발, 가방에 동물 가죽이나 퍼를 사용하지 않으며 친환경, 재활용 소재를 개발하는 등 막대한 연구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 럭셔리 패션브랜드 클로에(Chloe)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된 가브리엘라 허스트(Gabriela Hearst) 역시 알로에 베라를 섞은 린넨 소재를 개발하고 친환경적인 메리노 울을 직접 재배해 패션에 접목하는 등 소재를 통해 패션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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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이 새하얀 목화 꽃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목화가 자연스럽고 순수하다고 생각하지만, 일반적인 방식으로 기른 목화는 순수하지도 자연스럽지도 않다. 미국의 대표 아웃도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는 1990년대 면 생산 방식을 자세하게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농업에 사용하는 화학 물질 양의 10%가, 전체 농업 면적 중 1%만을 차지하는 목화에 사용되는데 캘리포니아 지역의 목화에만 매년 화학 물질을 31,300톤씩 뿌리고 있다. 합성 비료, 토양 첨가제, 고엽제 등 이름 모를 화학 물질은 토양, 물, 공기, 수많은 생명을 끔찍하게 파괴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파타고니아는 일반 목화 대신 유기농 목화를 사용하기 시작하여 1996년부터 모든 면 제품에 유기농 목화를 사용하고 있다. 파타고니아에 따르면 유기농 방식으로 재배한 목화로 만든 면은 일반 면과 품질이 비슷하거나 더 뛰어나며, 유기농 방식은 생물을 보호하고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고 토양을 지키고, 물을 아끼며 지속가능한 지구를 보존하는 최선의 방법이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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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문화를 위한 대안 소재

엄청난 양의 농약과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목화 재배 뿐 아니라 워싱, 가공, 염색 과정에 이르기까지 환경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데님 브랜드들은 기존 소재를 대체하는 혼합 섬유를 개발하거나 물 사용량을 줄이는 공법을 실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리바이스(Levi’s)의 워터리스 기법, 화학비료를 최소화하고 천염섬유 텐셀을 사용하는 사례를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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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주목할 것은 터키에 본사를 둔 데님 원단 기업 이스코(ISKO)다. 이스코는 지속가능한 데님 원단에 대한 표준을 만드는 기업으로 대표적인 프로젝트 얼스핏(Earth Fit)은 이스코가 정의한 지속가능성과 기준을 갖춘 컬렉션이다. 조항은 다섯 가지,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금지 물질은 사용하지 않는다’, ‘생산 공정에서 환경에 영향을 주는 것을 줄인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건강 또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긴다’, ‘유기농 면과 재활용 원료를 위해 직물을 위한 엄격한 요소를 충족한다’, 마지막으로 ‘염료 및 착색제는 엄격한 요소를 통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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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에르메스(Hermes)가 버섯 가죽으로 만든 빅토리아 백을 출시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친환경 스타트업 기업 마이코웍스(MycoWorks)와의 협업이다. 이렇게 버섯, 선인장, 파인애플, 나무 껍질 등 식물 유래 소재를 이용한 바이오 소재 개발이 점진적으로 활성화되는 추세다. 이외에도 글로벌 사무가구 브랜드 스틸케이스(Steelcase)가 생각하는 지속가능성 철학도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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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지속가능성이란 곧 럭셔리라는 맥락으로 이해한다. 달걀 껍질, 버려진 요트 등을 재활용한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는 일련의 활동은 럭셔리란 단순히 브랜드화를 위한 아이템이 아니라 이렇게 시간과 정성을 들여 기술력을 마련하고 선순환 효과와 문화를 만들어낸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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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을 뛰어넘는 직접적인 효과, 재사용

지속가능성을 위한 대안 소재를 개발하고 적용하는 것은 분명 유의미한 지점이 있다. 그러나 사실상 ‘대안'이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동물성 원피 대신에 사용한 합성 인조 가죽은 석유계 화합물로 만드는 플라스틱 성분의 경우 특히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 또한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진 소재의 완전하지 못한 내구성은, 어쩌면 더욱 더 가속화되는 패스트 패션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잇따른다. 이점에서 물건을 오래, 그리고 다시 사용하자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즉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더라도 더 생산하기 보다는 원래의 물건을 다시 보자는 의도다. 여러 글로벌 브랜드에서 중고 커머스 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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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는 나이키 리퍼브(Nike Refurbished)는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소비자가 구입 후 60일 이내에 반품한 제품을 세척하고 소독해 매장에서 재판매한다. 요가복 업계의 샤넬로 꼽히는 캐나다의 룰루레몬(Lululemon) 역시 라이크 뉴(Like New)라는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사용하던 물건을 새 물건 값의 일부로 보상받아 구입할 수 있게 한다. 수익은 100% 지속가능성 사업에 재투자될 계획이며 이는 룰루레몬의 모든 상품을 2030년까지 지속가능한 재료로 만들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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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IKEA)의 경우 2030년까지 완전 순환형 사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2020년 11월, 스웨덴에 중고 가구를 취급하는 매장을 팝업으로 최초 오픈했다. 이곳에서는 수명을 다한 이케아 가구를 수리 및 보완 후 저렴한 가격에 재판매하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제품 당 기후 영향을 70%로 줄이자는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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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제품에 대한 수요는 증권 시장에서도 증명하고 있다. 중고 의류 온라인 위탁 업체 스레드업(Thred Up)과 포시마크(Poshmark), 중고 명품거래 플랙폼 더리얼리얼(The RealReal)은 높은 기업 가치로 나스닥에 상장했다. 어쩌면 브랜드의 진정한 가치는 리커머스에서 가늠할 수 있다. 다시 팔리는, 그래도 팔리는 브랜드야말로 품질에 대한 신뢰도와 이미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지녔다고 볼 수 있기 때문. 재판매되는 움직임이야 말로 최종적으로 매립되는 쓰레기 양을 줄이는 데 유효하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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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및 이미지 출처: STYLUS KOREA,TIM DAVIS, PATAGONIA, ISKO, COPPI BARBIERI, MYCOWORKS, IKEA, THRED UP, THE REAL 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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