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성과 감성을 모두 품은 생분해 소재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EPR(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규제가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 EPR 시행 전 생산자들은 재활용이 쉬운 재질의 제품을 생산하여 이를 판매하는 시점 까지만 책임을 지고, 사용 후 발생된 폐기물은 소비자의 책임이었으나, 이제는 소비자들이 사용 후 발생되는 폐기물의 회수 및 재활용까지 생산자의 책임으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서유럽 국가 대부분과 일본, 호주 및 멕시코, 브라질, 페루 등 남미 지역까지 이 제도가 확대되며, 생산 기업의 친환경 경영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제도는 원래 플라스틱 포장재, 배터리, 전자제품 등을 중심으로 시작됐지만, 근래에는 신발, 화장품 용기까지 범위가 확장되고 있으며 특히 유럽연합(EU)은 2025년부터 의류 제품에도 EPR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즉, EPR의 핵심은 단순한 회수나 비용 부담이 아니라, 디자인 단계부터 분해와 재활용이 가능한 구조로 설계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 예로, 패션 브랜드들은 직접 수거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비용을 지불해 공공 회수 인프라를 지원해야 하는데, 프랑스는 이미 EPR 적용 품목이 20개를 넘어섰으며 패션 기업들은 리패션(Refashion) 등 지정기구에 분담금을 내고 있다. 독일은 제품에 재활용률 등급을 부여해 분담금을 차등 적용함으로써, 플라스틱에 복합재질이나 유색 성분을 덧입히는 관행을 억제하는 효과도 일으키고 있다. 이와 같이,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대기업까지, 제품의 재활용과 생분해성을 염두에 두며 제품을 개발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특히, 산업 전반에 걸쳐 생분해되는 소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흙에서 생분해된다는 친환경성 외에 고기능성까지 갖춘 소재들이 의류, 포장재, 전자기기, 자동차 내장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되기에, 이번 컨텐츠에서는 생분해(biodegradable) 소재를 개발하는 글로벌 기업의 기술 현황과 제품 협업 사례를 Spiber, TomTex, Spinnova, Circular Systems, Biofase, Genecis Bioindustries 순서로 살펴본다.한국환경공단1.Spiber일본의 바이오 벤처 스파이버(Spiber)가 거미줄 단백질 구조를 모사해 미생물 발효로 만든 단백질 섬유 브루드 프로틴(Brewed Protein)은 나일론이나 폴리에스터를 대체하면서도 기능성과 질감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이탈리아의 소재 전시회 ‘밀라노 우니카(Milano Unica)’에서 공개한 소재는 100% 단백질 원사로 직조되었으며, 실크•울•코튼 혼방 직물은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 가능성을 크게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디자이너 브랜드 이세이미야케(ISSEY MIYAKE)는 자사 ‘A-POC ABLE’ 시리즈에 Spiber 소재가 포함된 제품을 선보였으며, 판가이아(PANGAIA), 골드윈(Goldwin),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 등 글로벌 브랜드들도 단백질 섬유를 사용한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네덜란드 패션디자이너 아이리스 반 헤르펜(Iris van Herpen)은 2025년 A/W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서 단백질 섬유로 만든 우아한 드레스를 공개해 큰 주목을 받았다. 또, 패션을 넘어 인테리어용 소재로도 확장되고 있는데 일본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 카리모쿠(Karimoku)는 소파 제품을 출시했으며, 토요타(Toyota)는 Land Cruiser Prado 컨셉카에 내장재로 적용했다. 한편, Spiber는 단순한 소재 공급을 넘어 지속가능한 순환경제 구축에도 힘쓰고 있는데, 2025년 초에 바이오 순환 소재 연합(BioCircular Materials Alliance)을 결성하고, 바이오 기반 소재의 글로벌 확산을 위한 공동 행동에 나섰다. 또한, 태국의 대규모 공장에서 본격적인 생산에 나서며, 연간 수백 톤 규모의 단백질 원사 생산 체계를 갖췄고 ISO 9001 및 14001 인증도 획득했다.Spiber 단백질 섬유를 패션과 소파에 적용한 Iris van Herpen와 Karimoku2.TomTex미국 뉴욕의 바이오 머티리얼 기업 톰텍스(TômTex)는 버섯 균사체와 새우 껍질에서 추출한 키토산을 사용한 친환경 비건 레더를 개발하고 있다. 천연 원료를 사용한 이 소재는 자연에서 100% 생분해 가능하고 독성이 없어 환경에 부담이 없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흥미로운 점은 백킹(backing)이나 폴리우레탄 코팅 없이도 고유의 내구성과 유연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제조 공정 또한 매우 간단하고 친환경적인데, 키토산과 자연 유래 가소제, 천연 염료를 혼합한 후 몰딩하고 건조하는 방식으로 단 2~3일이면 새로운 시트를 생산할 수 있다. 생산 과정에서 유해 화학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에너지와 물 사용량도 동물가죽이나 합성가죽 대비 대폭 절감되고, 제품의 질감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어서 각인, 프레스, 3D 프린팅 등 다양한 디테일 연출도 가능하다. 창업자 유옌 트런(Uyen Tran)은 베트남 출신 디자이너로, 환경뿐 아니라 협업면에서도 의미 있는 활동을 보여주는데 베트남의 식품공장과 식당에서 버려지는 새우 껍질을 지역 공급망을 통해 수급 받고, 이를 자사 공정에 투입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폐기물이 자원으로 순환되는 구조를 제안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미국, 베트남, 중국 등 다양한 지역에 걸쳐 확장되고 있으며, 현지 커뮤니티와 함께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재를 다양한 패션 브랜드 및 디자이너들의 가방, 신발, 액세서리 등에 적용하며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 동시에 차별화된 재질감을 제안하며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버섯 균사체와 새우 껍질을 활용한 TômTex3. Spinnova핀란드의 바이오 텍스타일 기업 스피노바(Spinnova)는 FSC 인증을 받은 목재 셀룰로오스와 폐기물을 화학 공정 없이 기계적으로 가공해, 부드러운 면 소재처럼 느껴지는 100% 생분해 섬유를 개발했다. 이들의 핵심 기술은 목재 펄프나 폐기된 목질을 얇은 나노 섬유로 분쇄하여, 코튼이나 린넨 같은 재질감의 원사를 만드는 것으로 전통적인 셀룰로오스 섬유 제조시 필수적인 용매나 유해 화학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생산 공정에서 미세 플라스틱이나 부가물도 발생하지 않으며 에너지 면에서 물 사용량은 코튼 생산 대비 98% 감소, 탄소 배출량은 74% 절감되고 생산 공정시 잉여 열을 지역 난방 에너지로 활용할 만큼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제품 협업의 경우, 핀란드를 대표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마리메꼬(Marimekko)와 2017년부터 테스트 및 개발을 위해 협업하고 있으며 아디다스(Adidas), 푸마(Puma), H&M 등 글로벌 브랜드 와도 파트너십을 맺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핀란드의 친환경 핸드백브랜드 애스크 스칸디나비아(ASK Scandinavia)와 함께 30% Spinnova 섬유에 커피 찌꺼기를 활용해 천연 염색한 토트백을 개발 중이다.목재 셀룰로스를 재활용해서 만든 Spinnova소재를 사용한 Marimekko4. Circular Systems미국 LA에 본사를 둔 써큘러 시스템즈(Circular Systems)는 바나나, 파인애플, 헴프 줄기와 잎 등 버려지는 농업 부산물을 정제하여 애그라루프 바이오파이버(Agraloop BioFibre)라는 천연 섬유로 재탄생시켰다. 기존의 섬유 산업 대비 물 사용 100% 절감, 부영양화 72% 감소, CO₂ 배출 53% 감소라는 성과를 보이며 H&M, 앤아더스토리즈(&Other Stories), 틴텍스(Tintex) 등과 협업을 통해 상용화 단계까지 진입했다. 특히, H&M의 의식 있는 의류 컬렉션(Conscious Collection)에 사용되며 글로벌 패션 산업에서 관심을 끌었고 재생 코튼 플랫폼 텍스루프(Texloop)와 하이브리드 원사 기술 오비털(Orbital), 섬유 추적 기술 화이버트레이스(FibreTrace)를 결합한 솔루션을 통해 공급망 투명성까지 확보하고 있다. 또한, 포르투갈의 친환경 염료 업체 틴텍스(Tintex)와 협업하여 재생 코튼과 천연 염료를 결합한 프리미엄 니트 컬렉션을 출시했고 터키의 천연 염색기술 업체 파이커스 이노베이션(Ficus Innovations)과 함께 올리브 잎, 석류 껍질, 호두껍질 등 식물설 폐기물에서 추출한 천연염료를 활용해 니트 컬렉션도 선보였다.천연 염색 기업 Ficus Innovations와 함께 선보인 Circular Systems의 니트5. Biofase멕시코의 비오파세(Biofase)는 2012년 멕시코 몬테레이공대(ITESM) 프로젝트로 시작되어 2014년 설립된 회사로, 아보카도 씨앗을 60% 바이오폴리머와 40% 합성 유기 혼합물로 전환하며, 이를 바이오 레진으로 활용하는 공정을 확립했다.이 원료로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제조하며, 포크•나이프•스푼•빨대 뿐 아니라 접시•컵•컨테이너 등 일상용품을 240일 내 자연 분해 가능하게 생산하며 이는 고온•저온 조건에서도 견디는 물성으로, 일회용 식기류로 적합하다. USDA, FDA 등 미국내 인증을 확보했으며 BPA free 제품으로 선보인다. 멕시코 내 3곳의 공장에서 월 130톤에 달하는 아보카도 씨앗을 활용하며, 북미•유럽•호주 등에 수출 중이고, 주요 외식 체인(예: 미국의 Fiesta Americana, P.F. Chang’s, Chili’s Grill & Bar)이 주요 고객이다 최근에는 비료 회사와의 생분해 포장재 협업, 대형 슈퍼마켓의 생분해 쇼핑백 개발 및 도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신제품으로는 테이크아웃용 접시와 컵, 식품 컨테이너 등으로 보완하며 생분해 플라스틱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 특히, 환경 규제 강화와 ESG 수요 증가에 따라 북미•유럽 시장에서 아보카도 씨앗 기반 바이오플라스틱이 연평균 16% 성장, 2024년 기준 4억 500만 달러 규모로 부상하는 가운데 , Biofase는 품질•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생분해 소재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아보카도 씨앗을 기반으로 생분해소재를 개발한 Biofase6. Genecis Bioindustries캐나다의 제너시스 바이오인더스트리즈(Genecis Bioindustries)는 음식물 쓰레기를 고성능 PHA(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전환하는 혁신적 공정 개발분야에서 선구업체이다. 발효 공정과 미생물 추출 기술을 통해 7일 이내에 폐기물을 원료로 전환하며, 최종 소재는 토양에서 1년 내, 해양에서는 10년 이내 생분되는 특성을 지니고 이렇게 만들어진 바이오 플라스틱은 사람과 야생 동물 모두에게 자연적이며 무독성이고, 기존 플라스틱 폐기물보다 미세 플라스틱 배출량이 매우 적다. 또한, 이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약 5억 개의 일회용 컵이 사용되고, 매년 약 1천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과 미세 플라스틱이 해양을 오염시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 가능하고 혁신적인 제품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그 예로, 2024년에는 자회사 매드티(Mad Tea) 브랜드를 런칭하고 네스프레소와 호환되는 100% 퇴비화 가능한 티 포드를 출시했고, 최근에는 자회사 매드커피(Mad Coffee)를 통해 얼음물이나 찬 우유에 3초 만에 녹는 인스턴트 커피와 100% 퇴비화 가능한 컵을 선보이며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음식물 쓰레기를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전환한 Genecis Bioindustries자료제공 및 이미지 출처: 스타일러스코리아, 한국환경공단, Spiber, Iris van Herpen, Karimoku, TomTex, Spinnova, Marimekko, Circular Systems, Ficus Innovations, Biofase, Genecis Bioindustries, Mad Coffee
·함께 보면 좋은 인사이트Mixcycling / Biodegradable & Organic오렌지 껍질, 목분, 편백, 홍삼, 커피 찌꺼기 등 다양한 식물성 섬유를 활용하여 용도에 따라생분해성, 비생분해성 또는 재활용 가능성을 갖춘 독특한 소재를 소개합니다.자세히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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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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