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업무 방식의 변화
우리는 모두가 일을 한다. 저마다의 일하는 방식이 다르기도 하지만 크게 보면 전반적인 트렌드가 있다. 팬데믹으로 인해 급성장한 원격 근무나 재택 근무처럼 다양한 모습의 근무 형태가 등장하고 있고, 어디에서 일하는가에 따라 일하는 방식이 바뀌기도 한다. 한편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머물며 일(Work)과 휴식(Vacation)을 병행하는 ‘워케이션(Worcation)’은 일과 삶을 얼마나 구분하고 있는지, 또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즉, 일하는 방식에 관한 트렌드는 일에 대한 우리의 관점과 태도를 반영하고 우리가 대하는 일과 삶의 균형과 비율에 따른다 본다.장르가 된 '일'일은 이제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 자신의 일에 몰두하고 그것을 행복으로 삼는 사람들은 저마다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의 성장을 도모한다.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콘텐츠, 그리고 플랫폼의 약진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최근 코스닥 상장과 기업공개 절차에 돌입한 인공지능 기반의 채용 플랫폼 기업 원티드랩이 대표적이다. 원티드랩은 2015년 SNS를 활용한 지인 추천 채용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채용 서비스를 선보여왔다. 현재는 국내 뿐 아니라, 일본, 홍콩, 싱가폴등 전 세계 5개국의 1만 기업이 등록되어 있고 200만 회원이 원티드를 통한다. 이들의 성장 전략은 커리어 성장이라는 테마로 커뮤니티화한 것이 핵심이다. 또한 디자이너, 마케터, 개발자들이 자신의 커리어를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콘텐츠를 통해 구직자 중심의 서비스를 만들어 구직 상태가 아니더라도 일하는 사람이라면 꾸준히 주시하는 플랫폼으로 조성했다. 그중 플랫폼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는 원티드랩의 공동 창업자중 한명인 김세훈 디자인실 총괄의 디자인적 관점이 특히 빛을 발했다. 기존 구직 플랫폼이 지닌 문제를 해결해 전혀 다른 UX/UI를 만들어낸 것이 채용 플랫폼의 새로운 판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큰 요인이었던 것. 모베러웍스한편 일하는 사람들에게 위트있는 농담을 전하는 브랜드 모베러웍스도 주목할만하다. 모베러웍스는 2019년 네이버 라인에서 함께 일하다 무기력과 번아웃으로 회사를 그만 둔 소호와 모춘이 만든 브랜드다. 퇴사부터 시작해 새로운 브랜드를 설립하고 제품울 제작하는 과정, 인재 영입하고 브랜드를 구축해나가는 순간 순간을 영상으로 공개하고 구독자들과 소통했다. 그렇게 자유롭게 일하고, 즐겁게 일하고, 의미 있게 칠하기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최근 이들이 일하는 방식과 일에 대한 생각을 모아 엮은 책 <프리워커스>는 발행된 지 2달 만에 4쇄를 찍었고, 매년 5월 1일 노동절에 여는 마켓에는 일주일간 만 명이 넘는 인원이 집결했다. 모베러웍스가 제안하는 패션 아이템이나 제품에서의 매력보다는 물건이 담고있는 메시지에 대한 공감 때문이다. 이 공감대는 일하는 사람이라는 커뮤니티로 기능하며 브랜드를 작동시키는 원동력이 됐다.오피스의 변화일하는 방식이 다변화되는 가운데 탄생한 글로벌 기업인 워워크는 공유오피스를 대표하던 대명사였다. IT기술이 급격히 발전하고 스타트업 영역이 재편되었던 2010년 설립한 위워크는 국내에는 2016년 강남에 처음 문을 열었다. 그렇게 공유 오피스 시대의 서막이 오르며 패스트파이브, 스파크플러스 등 국내 기업 또한 위워크의 뒤를 추적했다.패스트파이브특히 패스트파이브는 공격적인 확장을 도모하며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시도하며 성장해가고 있다. 그중 각 지점별 사용자들의 분야와 특성을 면밀히 고려한 인테리어 디자인이 주목할만하다. 예컨대 여의도점의 경우 핀테크, 회게법인 기업이 주를 이룬다는 점에서 보안을 강화하는 것에 힘줬다. 소음을 차단하고 방음을 극대화할 수 있는 소재를 사용하거나, 프라이빗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안개 시트 등을 사용한 것이다. 한편 패션업계 종사자가 다수 분포한 강남점의 공용 공간의 분위기는 더욱 스타일리시하다. 이렇게 지역 별 메인 타깃을 분석하고 지점마다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사용자들의 발길을 모은 점이 패스트파이브의 성공 전략 중 하나다.그런가하면 코로나 19이후 재택근무가 당연해지고, 인디펜던트 워커가 늘어나면서 일하는 방식에 또한번 큰 변화가 찾아왔다. 그리고 공유오피스보다는 더욱 프라이빗하게 이용하고 유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무 공간에 대한 니즈도 함께 왔다. 그렇게 떠오른 것이 분산 오피스인 집 근처 사무실’을 표방하는 집무실이다.집무실집무실은 패스트파이브처럼 대형 공유 오피스가 강남, 여의도, 홍대 등 주요 거점에 자리하는 것이 아니라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뻗어나가는 전략을 택했다. 브랜딩 및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 엔스파이어와 비즈니스 소셜 네트워크 스타트업 로켓펀치가 합세해 만든 점이 이들의 속성을 대변한다. 엔스파파이어가 디자인한 모듈형 집기는 IT기술을 결합했고, 설치와 철수가 용이하도록 설계해 공간의 확장을 대비한다. 또한 공간의 온 습도, 출입문, 방문자 정보 등은 모두 인공지능으로 제어되도록 설계 했고 로켓펀치의 네트워크 시스템까지 더했다. 즉 인디펜던트 워커가 서로 연결되도록 서비스를 구축해 미래형 오피스의 단초를 보여준다.메타버스에서 열린 가상 오피스 플랫폼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필수가 되면서 리모트 워크를 위한 도구들이 속속 발견되었고, 줌이나 행아웃 같은 영상 채팅 프로그램의 수요는 물론 슬릭, 노션 등 협업 툴 역시 대거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그러나 이는 리모트워크를 위한 도구에 가깝다. 가상오피스는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다는 조건이 있다. 가상 공간에 업무에 관련된 데이터를 구축하고 기술적 제반 역시 마련되어 있는 셈. 리모트워크로 전 세계 어디에서나 연결되어 협업할 수 있다는 점이다.가상 오피스 중에서는 게더타운(gather.town), 스페이셜(Spatial)과 같은 흥미로운 플랫폼이 떠오르며 가상 공간에서의 원격 회의 솔루션을 통해 근무 형태가 더욱 생생하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가능해졌다. 게더타운은 샌프란시스코의 개발자 쿠마일 재퍼(Kumail Jaffer), 필립 왕(Phillip Wang), 사이러스 타브리지(Cyrus Tabrizi)가 만든 가상 오피스 플랫폼이다. 아기자기한 UI가 마치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 같다. 게더타운에 접속하면 각자의 캐릭터가 맵에 등장하고 채팅이나 음성 및 영상 통화, 문서 저장이 가능하며, 화이트보드를 띄울수 있어 회의를 진행하는 데에도 무리가 없다. 또한 사무실, 회의실, 대학교 등 기본 템플릿도 충분히 마련되어 있는데, 원하는 용도와 분위기로 공간을 디자인할 수 있어 더욱 다채로운 형태로 협업이 가능하다. 캐릭터가 멀어지면 음성도 점점 작아지며 거리감을 연출했는데, 이렇게 인터페이스 안에서도 공간감을 살리기 위해 설정한 인터랙티브 요소가 특히 재미있다.Spatial한편 스페이셜은 뉴욕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AR/VR 원격 협업 플랫폼이다.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는 행위를 디지털 경험에서도 이어갈 수 있도록 3차원 가상공간을 제안한다. 계정을 생성하면 사용자 얼굴을 매핑한 아바타가 만들어지고 제2의 업무 환경이 열린다. 가상 공간에 실제 인물 사진을 기반으로 만든 아바타가 현존하면서 소통할 수 있도록 조성한 것. 물리적 공간에서만큼 현실감있고 동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AR 기술로 멀리 떨어진 건설 현장에 서로가 모일 수도 있고, 3D 조형물을 한 데 두고 함께 볼 수도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다. 이렇게라면 기업에서는 출장에 따르는 비용도 절감할 수 있어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효과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거리의 제약 없이 누구에게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이를테면 한국에 사는 인재가 뉴욕의 실리콘밸리 에서도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 하는 셈. 가상오피스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 뿐 아니라 일과 삶의 경계도 허물며 일하는 방식을 재구성한다.컨텐츠 및 이미지 제공: Stylus Korea,모베러웍스, 패스트파이브, 집무실, Spatial
202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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